왜 인공지능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려운가?(Mitchell 논문 리뷰 2)

왜 인공지능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려운가?(Mitchell 논문 리뷰 1) 에서 이어지는 내용이다.

네가지 요소 중 두번째 문제인 모라벡의 역설에 대해 다루겠다.

모라벡의 역설은 한스 모라벡이 그의 저서 Mind Children (1988년)에서 처음 제기한 역설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인공지능으로 체스를 잘 두는 것을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체스말을 정교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는 역설이다. 실제로 우리는 이제 바둑을 포함한 대부분의 전략 보드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난 것을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바둑돌을 놓는 로봇손은 어린아이의 그것만도 못하다. (손같은 형태가 아니라 다른 형태를 사용하면 조금 낫다.)

이런 역설은 신경해부학적 발견에서도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우리의 신경계에는 신경세포가 1000억개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많이들 회자된다. 인공지능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그렇다. 실제로 인간의 뇌를 전수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에 있는 신경세포는 860억개 정도이며(기존에 회자되던 갯수보다 적다.), 그중 700억개는 소뇌에 있다.(Azevedo et al 2009) 80%가 넘는 신경세포가 소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소뇌는 오로지, 정말 오로지 운동 관련 기능만 담당한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움직임을 정교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계산을 소뇌에서 담당하고 있다.

우리의 신경계가 거의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진화적 필요성에 의해서도 설명된다. 단세포 생물, 박테리아 같은 것은 섬모가 있어 간단한 운동을 할 수 있다. 에너지원이 있는 것으로 헤엄쳐 갈 수 있고, 해로운 것이 있으면 피할 수 있다. 그러다가 다세포 동물로 진화했다. 이 때 동물은 많은 운동세포를 통제하기 위해서 신경계를 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멍게의 생애를 보자. 멍게는 유충때는 활발히 움직인다. 이 때는 원시적인 신경계가 존재한다. 그러다가 정착할 만한 환경을 발견하면 자리를 잡고 성장 분화를 거치며 성체가 된다. 성체가 된 이후는 움직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원시적인 신경계를 전부 성장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활용한다. 쉽게 말해 자신의 뇌를 먹어 치운다.(대학 교수들이 정년을 받으면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는 농담이 있다.)

정교한 운동 control 시스템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당분간 모라벡의 역설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운동 시스템과 신경계의 밀접함과 관련해서는 네번째 요소에서도 다시 언급될 예정이다.

  • 참고문헌
    Azevedo, F. A. C., Carvalho, L. R. B., Grinberg, L. T., Farfel, J. M., Ferretti, R. E. L., Leite, R. E. P., . . . Herculano‐Houzel, S. (2009). Equal numbers of neuronal and nonneuronal cells make the human brain an isometrically scaled‐up primate brain. Journal of Comparative Neurology, 513(5), 532-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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